강원네트워크신문 : 삼척 원자력발전소 유치에서 백지화로 전환되나...

민선5기 삼척시의 핵심 과제였던 원자력발전소 유치 사업이 민선6기 김양호 삼척시장에 의해 다음달 초 주민 찬반 투표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4지선에서 당선된 김양호 삼척시장은 ‘원전백지화’를 위해 7월 취임이후 곧바로 원전 찬반 주민투표 실시와 함께 시민들의 뜻을 반영해 정부에 원전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사실상 원전 백지화 정책을 민선6기의 핵심정책으로 못 박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발 맞춰 강원도도 삼척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핵심과제 및 도 종합발전 전략 대상에서 제외하고 원전 백지화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강원도 종합발전 전략' 중간보고회에서도 정책방향의 새로운 변화를 들어 삼척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제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원전 유치 주민 찬반 투표 실시와 관계없이 산업통상자원부는 삼척 대진원전에 대한 지정고시는 시의회 동의 등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법적인 문제 없이 추진된 사항이며 원전은 국가 사무여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받고 있어 삼척시와 첨예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척시는 당초 주민투표 실시 동의안을 이달 초 시의회 임시회에 제출해 시의회의 동의를 구할 예정이었으나 국가가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심도 있는 법리 검토와 대안 마련 후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하고 현재 법리 검토 및 대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달 예정이 삼척 원전 찬반 주민투표는 삼척시민 사이에 퍼져 있는 원자력 발전소 유치 찬반 갈등을 해소하는 열쇠와 함께 지역주민들의 원전 유치에 대한 현실을 반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척원자력발전소 유치 배경 및 갈등

지난 1982년 당시 동력자원부는 삼척시 덕산 원전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반대를 하다 지난 1991년 덕산 원전반대 대책위를 발족했으며 2년 뒤에는 근덕 면민 총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후에도 주민들은 국회와 한전 본사에서 상경 투쟁을 이어갔으며 결국 산자부는 지난 1998년 12월 근덕 원전건설 후보 예정지를 해제했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수면 밑에 가라앉았던 원전 유치문제는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란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삼척시 민선 5기 정책에 따라 지난 2010년 10월 원전유치를 신청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 올랐다.

민선5기는 원전 유치 신청에 이어 지난 2011년 1월 원자력 클러스터 추진 지원 위원회를 발족하고 유치 당위성을 주민들에게 홍보해 근덕면 덕산리 마을 주민들의 찬성을 이끌어 냈을 뿐 아니라 당시 원자력발전소 유치 찬성 서명에서 19세이상 주민 5만8339명 가운데 5만6551명( 96.9％)의 찬성 서명과 함께 시의회 100％ 찬성을 이끌어 내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2012년 9월 14일 삼척 대진원전을 지정 고시했다.

하지만 핵발전소 반대 투쟁위원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이후 전세계가 탈핵으로 가기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삼척원전도 백지화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원전 백지화 투쟁과 함께 민선 5기 김대수 삼척시장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원전 유치 찬성과 반대로 극명하게 갈라진 주민 갈등은 결국 삼척시의 깊은 상처로 남게 되고 급기야 원전유치를 신청한 김대수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지난 2012년 10월31일 실시됐으나 투표율이 낮아 뚜껑을 열어보지도 못한 채 무산됐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시의회에서 주민투표 발의가 됐지만 이 또한 무산됐다. 그러나 삼척 원전 유치는 6·4지선 삼척시장 선거에서 원전을 백지화하겠다는 무소속의 김양호 후보가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되면서 원전 백지화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삼척원전 유치는 당시 주민동의 96％,시의회 100％ 찬성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이에 원전부지 지정고시까지 끝낸 정부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역 주민들은 벌써부터 대정부를 상대로 강경한 투쟁을 하지 않으면 원전백지화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으면서 대정부와의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광우 핵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 사무국장은 “삼척시가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으로 돼 있어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면 정부도 핵 포기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입장이 있기때문에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시민이 힘을 합쳐 지속적으로 투쟁하면 반드시 핵발전소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호 시장은 주민투표를 거쳐 1~2년내 원전 백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