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이동성고기압을 타고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 개나리, 진달래가 만개하였고, 벚꽃도 꽃 망우리를 터트리고 있다. 봄은 시작의 계절이다. 농사가 중요했던 옛날에는 계절의 변화와 관련된 날씨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였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는 태양의 움직임과 관련되어 있으며, 태양의 움직임을 24개의 절기로 나누어 나타낸 것이다.
24절기는 고대 중국 주나라 때,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해서 날짜를 계산하는 음력이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보완하려고 고안된 역법이다. 우리나라는 고려 충렬왕 17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봄에 해당하는 것은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염, 곡우이며 비와 관련이 있는 것은 우수(雨水) 2월 19일, 곡우(穀雨)는 4월 20일이다.
우수는 눈이 비로 바뀌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는 뜻으로 날씨가 많이 풀려 봄기운이 돋아난다. 예보부터 “우수·경칩에는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말이 있다.
곡우는 여러 가지 곡물을 적시고 싹을 트게 하는 봄비를 뜻한다. 속담으로는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즉, 그해 농사를 망친다는 말이다. 다른 표현은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로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는 때이다.
이 무렵에 못자리에 쓸 볍씨를 담갔는데, 옛날에는 볍씨를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지, 밖에서 부정한 일을 당하거나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나쁜 귀신을 몰아낸 다음 집 안에 들였다 한다. 또한, 경북지역에서는 이날 부부가 함께 자는 것을 꺼리는데, 이는 부부가 잠자리를 하면 토신(土神)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에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소양호에서는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우리지방도 겨울철 강수량은 예년의 30~40%불과 하였다. 다 같은 마음으로 곡우에 비를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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