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원전 주민투표, 주민 참여 분위기 확산

삼척원전 유치찬반 주민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척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9일 삼척시에서 시행되는 삼척원전 유치찬반 주민투표는 주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짓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본을 보여주고 있을 뿐아니라 찬반으로 나눠진 시민들의 갈등해소와 화합, 청정도시로 거듭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원전반대 단체 및 지지자들의 토론회와 성명서 발표 등이 삼척시는 물론 인근 동해시에서도 잇따르고 있어 원전반대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척원전 유치찬반 주민투표는 지난 6월 삼척원전건설 반대와 주민투표를 공약으로 내세운 민선6기 김양호 삼척시장 당선에서 이미 예건됐으며 주민들도 김양호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원전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정부는 주민투표법 제7조 2항을 근거로 '원전시설의 입지와 건설에 관한 사항은 관련법상 국가사무로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삼척시민들의 주민투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부 입장 정리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도 삼척주민투표에 대한 사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삼척시민들은 3권 분립이 명확한 대한민국에서 법을 집행하는 독립기관이 정부의 하수인으로 전략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히기도 했다.

이는 결국 선거관리위원회의 주민투표 사무 거절에 따라 삼척시는 민간선거관리위원회를 지난달 발족해 공식적인 선거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삼척시민들은 이미 종합발전단지를 조성중이며 인근 동해시에도 현재 건설중인 화력발전소를 포함하면 2개가 있는데 굳이 주민들이 반대하는 원전을 무조건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또 큰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 나라 국민이고 멀리 변방에 자리잡은 소도시는 이 나라 국민이 아닌가라며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투표권을 가진 삼척시민은 6만20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지난 6일 현재 3만8799명이 투표명부에 등록한 상태다.

안호성 삼척원백지화 범시민연대 상임고문는 원전건설에 관한 사항은 국가사무이므로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 주민투표법 제7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삼척(대진)원자력발전소 유치신청 철회와 같은 사무는 지방의 사무로서 단체장이 주민투표를 발의, 실시할 수 있음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신청 철회는 지방사무라고 하면서 선관위 주관 주민투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명백히 법률을 오인한 것이며 국민의 의사를 무시·묵살하는 월권행위이자 재량권의 일탈행위일 뿐아니라 일방통행식·밀어붙이기식 행정과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삼척원전 유치 신청 당시 삼척시장이 주민투표나 신뢰 있는 여론조사기관을 통한 여론조사를 하지 않고 읍·면·동장과 통·리·반장, 관변 단체를 동원해 작성한 ‘96.9% 유치찬성 서명부’는 허위·대리·중복 서명부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삼척 반핵단체가 행정정보공개법에 따라 이 서명부의 원본을 공개하라는 재판을 제기해 1심, 2심에서 승소, 법원이 이를 공개하라고 했는데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서명부가 ‘허위서명부’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것이다.

또 현 시장이 취임한 후 그 서명부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관계자들은 이를 폐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상임고문은 이번 주민투표와 관련해 국가사무니 지방사무니를 떠나 삼척시 주민투표 조례는 ‘주민의 복리·안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사항’에 대해서는 시장이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8명의 시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주민투표 동의안이 가결돼 정치적으로도 전폭적인 지원이 약속된 것이며 비록 주민투표 결과가 법적 강제력은 없다고 하지만 정부와 한수원은 삼척시민들의 뜻을 존중해 원전건설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호성 상임고문은 "삼척시민의 반응이 투표운동 초기에는 다소 소극적이었으나 지금은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투표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주민들의 투표 참여율은 60% 이상으로 예상되며 이 중에서 유치반대에 투표할 시민은 90% 이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