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 천재여류시인 허초희의 영원한 삶을 조명한 (재)강원도립극단 창단작품 '허난설헌'이 오는 24일 오후 7시30분 강원 동해시에서 400년의 시공간을 넘어 살아난다.
조선시대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은 15살에 시집가서 생을 마감하는 27살까지 천편의 시를 썼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조선 중기에 이미 중국, 일본에까지 명성을 떨쳐 그녀의 시를 흠모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현재까지도 천재성이 빛나는 그녀의 싯 구절은 중국 대학에서 교재로 쓰일 정도로 영원한 삶을 기약하고 있다.
권호성 허난설헌 연출가는 동생 허균에 의해 전해져 내려오는 시문 외에는 그녀의 일상이나 삶을 조망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기에 그녀의 삶과 죽음을 무대에 구현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선욱현 작가의 밀도 높고 선 굵은 초고에서 어릴적 난설헌의 꿈과 세상에 대한 희망이 숨 쉬고 있었고 그 희망을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시켜 버린 이 세상과 맞서 싸우며 견디어야 하는 처절함이 묻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400년전 남존여비의 엄격한 봉건질서 속에서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천재성을 지닌 한 여인이 오히려 거세하려는 세상에 맞서 온 몸으로 시를 쓰며 "나는 초희이고 경번이며 난설헌"이라며 자신의 존재를 항변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창단한 강원도립극단이 지난 4월 창단 작품으로 첫 선을 보인 '허난설헌'은 춘천 창단공연을 시작으로 도내 5개 시군과 경주에서 개최한 제5회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에서 이르기까지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물하면서 총 7개 도시 8회 공연 전회 만석을 기록했다.
한편 허난설헌은 명종 18년 1563년 강릉에서 초당 허엽의 3남3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으며 본관은 양천이고 본명은 초희, 호는 난설헌이고 자가 경번이다.
난설헌은 8세의 어린 나이에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을 지어 세인을 놀라게 했으며 15세에 서당 김성립에게 시집을 갔지만 시모와의 갈등, 남편의 외도로 인한 결혼생활의 회의, 딸과 아들의 죽음 등은 결국 조선에서 태어난 것과 여성으로 태어난 것, 김성립의 처가 된 것 등 세 가지 한스러움을 여기는 계기가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난설헌은 1589년 선조 21년 3월 2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녀의 시는 동생 허균에 의해 213편이 남겨졌다.
난설헌은 조선전기 여류시인으로서 당대의 문장가로 불린 큰 오빠 악록 성, 작은 오빠 하곡 봉, 홍길동전의 작자이자 동생인 교산 균, 그리고 아버지 허엽을 포함해 '허씨 5문장가'의 한 사람으로 가문 뿐만아니라 나라를 빛낸 인물이며 여성들의 한스러움을 기쁨으로 바꿔놓은 선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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