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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준연 동해기상대장. |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 그런데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보다 더 큰 죄인은 식중독을 관리하지 못한 지휘관이라고 한다.
최근 군대 내 식중독 환자가 43배 증가했다고 보고되었다.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인간의 건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당장 폭염이 문제다. 국립기상연구소의 연구에 의하면 기상재해로 인한 사망자 중 폭염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횟수와 강도가 증가하는 폭우와 가뭄과 태풍도 빼놓을 수 없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외래 병해충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 지도가 바뀜으로 인한 식량문제도 심각하다. 그리고 식중독도 늘어날 것이다.
기상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공동으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의 식중독 발생지역의 온도와 습도를 기초로 한 식중독지수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kma.go.kr>날씨>생활과 산업>생활기상지수>식중독지수)
예를 들어 식중독지수가 85이상이면 위험단계에 해당하는데, 이는 음식물을 외부에 보관 시 3~4시간 내에 식중독을 일으킬 만큼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습하고 더운 주방에서는 식중독균이 더 빨리 증식할 것이다.
그런데 식중독사고의 70% 이상은 세균성 식중독이다. 이는 식품의 취급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우선 손 씻기ㆍ익혀 먹기ㆍ 끓여 먹기가 기본이다.
그리고 칼ㆍ도마 등 조리도구를 끓는 물로 자주 살균ㆍ소독하고, 식품은 장기간 보관하지 않으며, 보관할 때는 반드시 냉장보관하거나 65℃ 이상의 고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특히 어패류는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익혀 먹어야 안전하다. 그리고 장을 볼 때 실온보관이 가능한 식품을 먼저 사고, 냉장보관해야 하는 육류·어패류 등은 나중에 사는 것도 요령이다.
현재 식중독지수는 3월부터 11월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여름철에 집중된 식중독 예방활동을 상시체계로 변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에는 겨울철 식중독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의 한현진은 기상청 SRES A1B시나리오(27km) 한반도 자료(2001~2090) 중 일별기온과 상대습도를 사용하여 연구한 결과 기후변화로 인해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의 증식과 전파가 매우 활발해질 것이라는 근거를 찾았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산업활동이 기후변화를 낳았고, 기후변화로 인해 먹어서 죽는 식중독이 증가하고 있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위해서라도 기후변화 저감 활동을 실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