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쌀쌀하던 어느 늦은 밤, ‘띠링’ 소리가 적막을 깬다. 112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순찰차 네비게이션 화면에 나타난 신고 내용을 살펴보니 옆집에서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고 남녀의 고성이 오간다는 것. 급하게 사건현장에 출동하였더니 물건들이 부서져 있고 여성분은 울고 있다.
몸에 맞은 듯한 흔적도 보인다. 일단 흥분해 있는 남편과 분리를 하고 피해자의 진술을 청취한다. 사연인즉 남편과 피해자는 사실혼 관계로 남편이 술을 마시면 자주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것이었다.
가정폭력 사건이다.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건처리에 소극적인 피해자를 설득하여 가정폭력사건처리 절차를 진행하였고 담당부서인 여성청소년과로 인계를 하였다. 이어서 가정폭력재발우려가정 지정, 상담진행 등의 후속조치가 이루어졌다.
이처럼 가정폭력은 우리주변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성가족부의 『2013년 가정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폭력 발생시 폭력 피해에 대해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여성은 97.6%, 남성은 98.9%가 부부폭력 피해에 대해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도움을 요청한 대상은 여성의 경우 ▲가족과 친척 4.4%, ▲이웃이나 친구 3.6%, ▲경찰신고 2.1%, ▲여성긴급전화1366 0.4%이며 남성의 경우 ▲이웃이나 친구 2.4%, ▲가족이나 친척 2.2%, ▲경찰신고 0.3%, ▲여성긴급전화1366 0.3%으로 나타나 공식적 지원체계인 경찰신고 및 여성긴급전화1366 등의 이용은 미미했다.
이러한 통계결과가 나온 이유는 가정폭력 당사자들은 가정폭력을 가족내 사적인 문제로 인식하며 주변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해 도움요청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폭력은 최악의 경우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도 하며 폭력이 대물림되어 학교폭력, 사회폭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크다. 따라서 가정폭력발생가정을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112’번으로 신고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신고 전화 한 통이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gwnet.kr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