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네트워크신문 : 지역을 사랑하는 올바른 言治論道의 파숫꾼이 되기를 기대하며...

요즘 극장가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영화한 `명량’이 연일 흥행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우리사회에 이순신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를 두고 많은 해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 사회는 슬픔과 낙담으로 인해 아무런 의욕 없는 무기력한 트라우마(Trauma) 상태에 있다. 또한 불신과 혼란이 낳은 갖가지 음모론, 수많은 의혹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진실한 사회를 갈망하고 있다. 또다시 우리사회에 이순신 신드롬(Syndrome)이 이는 것은 세월호 참사와 더불어 믿을 수 없는 관료사회(官僚社會)와 정치행태(政治行態), 리더십(Leadership) 부재 등 대한민국의 어두운 현실에 대한 반작용일 것이다. 모두가 민감한 가운데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는 각가지 소식들을 더 이상 믿지 못하고 더욱 더 우리를 불신의 세계로 이끌고 있어 차라리 귀를 막고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
후한(後漢)의 왕부(王符)가 집필한 잠부론(潛夫論) 현난편(賢難篇)을 보면 “諺曰一犬吠形百犬吠聲一人傳虛萬人傳實世之疾此因久矣哉(속담에 말하기를,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가 따라 짖는다고 하였다. 한 사람이 헛된 말을 전하면 많은 사람은 이것이 사실인줄 알고 전한다. 세상에 이 같은 병은 오래된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하나의 잘못된 사실전파가 그 만큼 사회전반에 미치는 파장을 크게 만들게 되며 그로인해 구성원이 서로를 비난하고 믿지 못하며 분열되어 혼란이 발생하고 급기야 서로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신문인을 진실의 대변자이자 또 시대 변화의 선구자라고 지칭하였다. 그만큼 신문은 그 사회의 파수꾼으로 때로는 사회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널리스트(Journalist)는 커뮤니케이션 촉진자(Communicator)로서 정보중개자이자 때로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 이며 그들이 속한 공동체 사회의 하나 됨을 이끌어 내고 핵심변화를 촉진하며, 통합?조정의 역할을 수행하는 중간관리자(Groups of Middle Managers)인 셈이다. 따라서 편견(偏見)과 아집(我執)에 사로잡혀 진실을 호도(糊塗)하고 정의(正義)를 수행하지 못하면 공동체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없다.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매체환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는 모바일이나 컴퓨터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이다. 그만큼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리성의 측면에서 그리고 거의 무제한적인 정보사냥이 가능한 인터넷은 이용자 중심의 정보생산과 유통 및 접근의 편리성이라는 면에서 그 기능이 가장 강력하여 전통적인 저널리즘인 신문의 경우 점차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문의 이용 감소와 그 원인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신문의 이용감소 원인에는 뉴스매체의의 기능적 대체를 그 첫 번째 이유로 들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의 사용 환경이 발달하여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으므로 이용자의 다양한 정보취득 욕구가 충족될 수 있는 인터넷 저널 이용이 늘어나 신문을 대체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며, 둘째, 저가치 제공으로 신문 뉴스의 정보원 수가 최소한에 머물고 있어 정보량 측면에서 다른 언론 매체에 비해 턱없이 낮고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매체의 기능성이 신문의 가치를 더욱 더 떨어뜨린다. 즉,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신문이란 TV뉴스나 인터넷 뉴스의 품질에 비해 월등할 것도 없을 뿐더러 거의 무료로 제공되는 이들 매체의 정보들이 제공되는 환경에서 신문을 볼 이유는 거의 없는 것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신문이 지금까지 해왔던 전통적인 방식에서의 뉴스전달 매체로 타 매체들과 경쟁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셋째, 공정성의 위기로 우리나라 신문의 불공정성, 특히 정치적 편파성에 그 원인을 두고 있는데 보수와 진보 등 신문이 특정 정파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라 반대성향을 지니는 잠재 독자는 아예 자기와 같은 입장을 대변하는 신문에 대해서는 옹호적이지만 반대 입장에서 정보제공을 하는 신문에 대해서는 불공정성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신문도 보수성향의 신문과 진보성향의 신문 등 마치 정치판의 대변자나 꼭두각시 역할을 하는듯한 이미지를 이용자들로부터 받게 되어 분열과 불신조장의 첨병에 있는 공정하지 못한 대표적 매체로 인식되어 온지 오래이다.
과연 신문이 처한 이와 같은 위기에 직면하여 문제점을 개선하고 전자매체에 열광하는 독자들을 다시 찾아오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비슷한 사례로 전통적인 방식의 서적과 e-Book간의 관계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손때를 묻혀가면서 열독한 책에 대한 애정을 되찾을 수 있는가? 만화와 같이 시각적 효과가 먼저 나타나는 서적의 대체는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e-Book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매체와 전자매체간의 관계에서도 복고풍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인가? 많은 궁금증이 발생한다. 독서 환경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의 비결이라고들 한다.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해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해본 결과, 조사대상의 상위 20% 학생 대부분은 가정에서 신문을 정기구독하고, 부모와 함께 자주 서점에 드나들며,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다고 답했다. 또 가정에 100권 이상의 교양·전문 서적을 소장하며, 다른 친구들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다고 응답했다. 신문을 매일 읽는 것이 공부 잘하는 학생의 능력향상의 비결 중 한부분이라니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필자의 경우 서예를 통해 많은 한자를 익혔다. 그러나 워드프로세스가 보급되고 즐겨 이용하면서 알고 있던 한자의 70%이상을 기억하지 못하고 쓰지도 못하게 되었다. 디지털 치매가 온 것이다. 어쩌면 공부를 잘하기 위해 전통방식의 인쇄매체들을 강제로 읽어야하고 써보고 해야 하는 복고의 시대가 다시 올 것 같다.
우선 각 매체들이 지니는 특성에 대해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TV 뉴스는 시각적 처리능력이 우수하며, 인터넷 뉴스는 빠른 실시간 뉴스와 이용자들의 다양한 댓글 등 반응을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신문은 사건과 이슈에 대한 심층적인 논평이나 해석 등을 보여 줄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문이 가치측면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다면 반대로 높은 가치를 인식시킬 수 있는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은 타 매체에서 기능적으로 대체되지 못하고 있는 콘텐츠를 유지 발전시킴으로 이용자의 이탈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발로 뛰어 뉴스 및 이야깃거리를 전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역량 발휘야말로 신문이 가지는 비교우위의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즉 유능한 저널리스트들에 의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할 것인지, 이슈가 될 만하고 이용자들이 열독할 만한 내용은 무엇인지 먼저 이용시장에 접근하여 물어보아야할 것이다.
대한민국 언론인이라면 한번쯤은 모두 읽었을 빌 코바치 와 톰 로젠스틸(Kovach, B. & Rosenstiel, T., 2007)이 지은 저널리즘의 기본원칙(The Elements of Journalism : What news people should know and the public should expect)에서는 저널리즘(Journalism)의 근본 목적은 시민들이 자유롭고, 그들 스스로 자치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목적 달성을 위해 열 가지 기본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저널리즘 기본원칙의 첫째는 저널리즘의 첫 번째 의무는 진실에 대한 것이다. 진실성은 안정감을 만들어내고 안정감은 정보를 알아야 생기며 그것은 뉴스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있다. 둘째, 기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라는 화두를 던지며 저널리즘이 가장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시민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셋째, 저널리즘의 본질은 사실 확인의 규율이다. 넷째,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들이 취재하는 대상들로부터 독립을 유지해야 한다. 다섯째, 저널리즘은 반드시 권력에 대한 독립적인 감시자로 봉사해야 한다. 여섯째, 저널리즘은 반드시 공공의 비판과 타협을 위한 포럼을 제공해야 한다. 일곱째, 저널리즘은 반드시 최선을 다해 시민들이 중요한 사안들을 흥미롭게, 그들의 삶과 관련 있는 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한다. 여덟째, 저널리즘은 반드시 뉴스를 포괄적이면서도 비중에 맞게 보도해야 한다. 아홉째,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양심을 실천해야하는 의무를 지닌다. 열 번째, 시민들도 뉴스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가진다. 올바른 저널리스트의 길이란 원칙을 깨지 않고 사명감으로 보도를 하는 것이다. 종군 기자들은 전쟁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리려 총알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는 현장을 방문하고 자신이 목도한 사실들을 기록한다. 진실보도와 정의구현을 위한 사명감이 죽음보다도 우선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저 박스포장의 충격방지용로도 구겨지거나 삼겹살구울 때 바닥깔개용으로 그리고 거울이나 유리닦이로 그리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논술대비용으로 유용한 신문지의 현실, 억지춘향으로 제공되어 아무도 보지 않고 지방지, 뒤틀리고 까다로운 문장으로 독자들의 이해력을 구하는 유가지, 하지만 요즘 복잡한 것에 실증내고 짜증스러워하여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는 젊은이들은 내 손안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삶의 조력자이다.
신문이 살 수 있는 길은 독자적이고도 독특한 측변에서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향후에는 지역에 특화된 정보 즉, 지역정보, 생활정보와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신문이 경쟁력을 지닐 것이다. 지역 저널이 전국단위 저널의 카테고리(Category)와 같이 갈 필요가 있겠는가? 그렇다고 독자적이고 독특한 측면의 콘텐츠를 위해 중앙지와 차별하여 독자적인 정보를 생산하고 이들 신문과 구별되는 저널리즘을 확보한답시고 요란을 떨어봐야 결국 경영상의 문제와 지역의 여론 속에 휘둘리는 눈칫밥 먹는 관변신문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강원네트워크신문의 창간에 즈음하여 축하를 드리며 우리지역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살뜰히 지역적인 소식을 전하는 참다운 지역의 소리꾼이 되기 위해 신문이 가지는 기본 기능인 지역의 뉴스전달과 함께, 지역여론을 이끌어 지역민의 화합과 변화를 선도하는 Middle Manager의 역할수행은 물론이거니와 지방자치시대에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정치의 부정과 비리, 불의에 눈감고 귀먹은 저널리즘이 아니라 정책을 비판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이자 존재 이유를 위해서 지역의 이슈를 경연(經筵)하고 지역의 문제를 간언(諫言)하는 언치논도(言治論道)의 파수꾼이 될 것을 기대하여 본다.